단풍이 아름답다
말하지 말아야지
한생을 마무리며
꺼져가는 목숨 앞에
경건히
묵도를 하며
붉다고만 해야지.
-단풍이 아름답다고 말하지 말라. 한 인생을 마무리하고 있는 중이다. 경건히 묵도하며 붉다고만 말을 해야 하지 않느냐. 경건하고도 지엄한 명령이다.
단풍이 꽃보다 아름답다고 한다. 노년의 삶이 젊음의 삶보다 더 의미가 있다는 얘기이다. 묵도를 하며 붉다고만 말해야 한다는 것. 한 인생이 완성되어 가는 아름다운 모습이다. 이를 에둘러 말한 것은 아닐까.
같은 말이라도 서로 뜻이 다르며 다른 말이라도 서로 뜻이 같은 것. 이현령비현령의 모호성ambiguity, 이것이 없다면 이미 시가 아니다. 시는 순전 작가의 몫이 아니라 독자의 몫이다. -《(주간)한국문학신문》 2023. 3. 1.(수)
-(신웅순 블로그 ‘다시 꺼내 보는 명품시조·74’. 2023. 3.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