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참새 여럿 나무에서 쫑알쫑알 시끄럽다
큰 가지 앉지 않고 잔가지만 붙잡고서
이 아침 떠들어대는 저 속내를 모르겠다.
2
양지녘 개나리가 봄이 온 줄 착각일까
겨울의 중턱에서 노란 웃음짓고 섰다
어쩌면 남보다 조금 틔어 보고 싶어설까.
3
여의도 개나리는 민생 법안 밀쳐 둔 채
밥풀떼기 챙기려고 아옹다옹 설전이다
저러고 민초 섬긴다니 컹컹 개가 웃는다.
-시조시인들은 현실참여적인 작품을 잘 쓰지 않는 경향이 있다. 시조의 형식이 현실의 제 모순을 비판하고 풍자하는 데는 잘 맞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시조의 기원을 살펴보아도 엇시조나 사설시조에 비해 평시조는 현실비판의 기능이 약했다. 그런데 이 시조작품은 기존의 관례를 무시하고 여의도의 주인인 국회의원들을 마음껏 비판ㆍ풍자하고 있다.
제1수에 나오는 아침에 나무에서 쫑알쫑알 시끄럽게 지저귀는 참새 떼는 국회의원을 상징한다. 행동하고 실천하기보다는 말을 앞세우는 존재, 그 말도 잘 안 지키는 존재가 국회의원이다. 시인은 이 아침에 참새 떼가 떠들어대는 것을 듣고 저 속내를 모르겠다고 일갈한다. 아직 봄이 오지 않았는데 봄이 온 줄 착각하고 노란 옷을 입고 있다. 당마다 고유 색깔을 정해 같은 색 점퍼를 입기도 하는데 노란색은 정의당이다. 이기라 시인이 정의당을 겨냥해서 쓴 것 같지는 않다. 계절 감각을 무시하고 “남보다 조금 틔어 보고 싶어” 안달하는 국회의원들이 얄밉다는 뜻이다.
제3수에 가서는 계절을 분간 못하는 여의도 개나리들을 비판한다. “민생 법안 밀쳐 둔 채/밥풀떼기 챙기려고 아옹다옹 설전이다”에 이르면 우회적인 접근법을 버리고 정면에서 친다. 정공법이고 단도직입적이다. “저러고 민초 섬긴다니 컹컹 개가 웃는다.”에 이르면 이 시조가 현실풍자, 인간풍자, 정치풍자를 노린 상소문 같은 작품임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놀림감이 되고 있는 국회의원들, 제발 정신 좀 차려야 한다.
-(이승하, ‘이승하 시인의 내가 읽은 이 시를·63’. 《뉴스페이퍼》 2023. 3. 4.)